나눔터


새가족 이야기_벌써일년

우리교회에 새롭게 등록한 

성도의 이야기를 담는 나눔터입니다.

1년 가까이 교회에 다니며 느낀 점을 나눠주세요.


이야기

성도들의 자유로운 이야기로 

채워지는 나눔터입니다.

글과 사진으로 교회 안에서 나누세요.


스토리집

평택성결교회 청년문화사역팀 

스토리집에서 

매달 소개하는 월간 도서


목회칼럼

매월 큐티집에도 게시하는 

성도들에게 나누는 

목회칼럼


목회칼럼9월 목회칼럼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니"

평택성결교회
2024-08-31

9월 목회칼럼_주석현 담임목사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니"


지난여름, 몇몇 미주 성결교회 초청으로 말씀을 전하기 위해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가기 직전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너무나 분주했던 터라 출국 준비나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난생처음 가보는 미국이라 은근히 긴장도 되었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길은 물론이거니와 그곳에 도착해서도 한국에서 미처 다 하고 오지 못한 일을 처리하느라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아내 역시 한국에서 신청해 놓은 것들이 문제없이 접수되었는지 확인하느라 휴대전화를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일을 마치고 나면 곧바로 다음 여정을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느라 각각 휴대전화만 쳐다보고 있었네요.

그런데 미국에 도착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요. 잠시 들린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내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습니다. 가게 테이블 위에 깜박하고 휴대전화를 놓고 나왔는데, 다시 돌아가 보니 휴대전화는 이미 자취를 감춘 후였습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 결국, 아내는 그때부터 휴대전화 없이 미국에서의 일정을 보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당황했고, 아내의 전화 안에 들어있던 여행 정보들을 볼 수 없어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는 제가 아내가 했던 역할까지 감당해야 했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시간을 체크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먼저 검색도 해 놓아야 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도 평소보다 더 긴장하면서 알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지났을까요?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기 전에는 각자의 전화를 붙들고 별 대화도 없이 보냈었는데, 이제는 아내가 이것저것 물어본 것을 대답해 주느라 점점 대화가 많아졌습니다. 전화를 잃어버리기 전에는 무엇을 물어봐도 직접 검색을 해 보면 알지 않겠느냐고 말을 끊었는데, 이제는 제가 검색을 해서 그 내용을 다 말해줘야 했던 겁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대전화가 우리를 편하게는 해주었지만, 서로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 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생각이 이어지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다들 손에 휴대전화를 하나씩 들고 있으면서 예전에 가까이했던 성경을 손에서 놓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는 휴대전화를 더 의지하며 신뢰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부러라도 휴대전화를 조금만 멀리한다면, 줄어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늘고, 이전보다 멀어졌던 성경과도 조금은 더 가까워지지 않을는지요?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 (시73:28)